미국 전기차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테슬라의 독주 체제와 GM 등 전통 완성차 업체의 반격, 그리고 급변하는 법과 규제의 변화 속에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핵심 키워드인 GM, 테슬라, 그리고 법규제를 중심으로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보겠습니다.
GM의 전기차 전략, 전통 강자의 반격
GM(General Motors)은 한때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이었으나,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테슬라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GM은 대대적인 전환을 선언하며 ‘EV 리더’로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얼티엄(Ultium) 배터리 플랫폼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준비 중입니다. GM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습니다. 쉐보레 볼트 EV, 실버라도 EV, 캐딜락 리릭 등 브랜드별 전기차 모델을 속속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특히 얼티엄 배터리는 모듈화가 가능하여 다양한 차종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으로 설립한 ‘얼티엄셀즈(Ultium Cells)’ 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보조금 혜택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GM은 기술, 생산, 정책 모든 측면에서 전기차 전환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으며, 전통 강자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테슬라, 여전히 EV 시장의 게임 체인저
테슬라(Tesla)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전기차 혁신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델 3, Y, S, X 등의 라인업은 물론, 최근 사이버트럭(Cybertruck) 출시와 차세대 로보택시 플랫폼 공개 예정 등으로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경쟁력은 자사 슈퍼차저(Supercharger) 네트워크입니다. 이는 미국 전역에 구축된 초고속 충전 인프라로, 타 브랜드 사용자들에게도 개방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오토파일럿(Autopilot) 및 FSD(Full Self-Driving) 기술은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 단계는 아니지만, 경쟁사 대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체 칩 개발, OTA 업데이트, 차량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를 넘어 미래형 교통수단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가 등락과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여전히 EV 시장을 선도하는 존재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테슬라가 만들어 놓은 표준이 곧 시장의 기준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법규제 변화, 미국 EV 산업의 촉진제이자 변수
미국의 전기차 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법규제의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핵심은 2022년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입니다. 이 법은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며, 배터리와 차량 조립이 북미에서 이뤄진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이는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고,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구조입니다. IRA는 전기차 산업에 양면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편으로는 북미 내 제조시설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되었고, 미국 기업 및 일부 한국 기업에게는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보호무역주의’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EV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주(州) 단위의 정책도 전기차 보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EV 전환을 강력히 추진 중입니다. 반면 일부 주에서는 EV 구매에 대한 세금 혜택을 제한하거나, 충전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인 곳도 있어 지역별 격차가 존재합니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간의 조율, 기업의 대응 전략,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은 미국 EV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혁신과 투자 기회를 만들어내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결국 법규제는 미국 EV 산업의 속도를 조절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업체와 정책, 기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이내믹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GM의 전략적 반격, 테슬라의 혁신 지속, 그리고 IRA를 중심으로 한 법규제 변화는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누가 새로운 주도권을 잡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확실한 건 미국 EV 시장의 진짜 재편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입니다.